어릴적 벼베기..

벼이삭들이 푸르름에서 가을 노오란 빛으로 변해가고
추수를 한다고 콤바인들이 바쁘게 논바닥을 누비며 다니는 가을날..
어릴적 낫으로 논에 벼를 베던 그때를 추억해본다.
아마 11살쯤이었을까?
할머니를 따라 동생과 논에갔었다.
예전부터 어른들처럼 낫을 들고
서걱서걱~ 낫질을 하며 벼를 베어보고 싶었다.
낫이 위험하다며 좀처럼 그런 기회는 오지 않았었는데
일손이 모자라던 가을날..
나는 들뜨고 즐거운 마음에 벼베기를 했었다.
물이 빠져 찰지게 마른 논에서
벼는 서걱서걱 시원한 소리를 내며 내 웃음이 되어주었었다.
재미삼아 신발을 벗고 어른들처럼 맨발로도 하기도 했고..
신기했던건 어제 베어냈던 논바닥은 햇살을 받아 참 따뜻해서
발을 디디기 좋았는데
벼를 베어갈수록 벼이삭의 그림자에 가려져
햇살받지 못했던 논바닥은 발이 시려워 겨울날 같았다.
나름 열심히 했던것으로 기억되지만,
어른처럼 일하는것이 신기하고 재미있고,
나중엔 허리도 아프고.. 쉬엄쉬엄 신기함을 빙자해 땡땡이도 쳤던것같기도하고..
가을 벼이삭 노오란 들녘을 바라보면
그때가 생각난다.
논바닥의 따듯하고 차가웠던 촉감도
낫질을 할때의 서걱서걱~소리도
어른들이 하는일을 해냈다는것과
할머니를 도와드렸다는 어린날의 뿌듯함도..
그리고...
고생했다며 할머니가 배달시켜주셨던
정말..
정말 맛있었던
짜장면..
시원한 가을하늘처럼
그날 먹었던 짜장면은 정말 맛있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sksgjtthfl.egloos.com/tb/3382658 [도움말]

핑백

  • EBC (Egloos Broadcast Center) : 이브닝, 10월 23일 게재되었습니다. 2009-10-26 17:03:57 #

    ... egloos.com/5135945http://cats830.egloos.com/5147930http://emperia.egloos.com/1652994http://sksgjtthfl.egloos.com/3382658게재되신 분들은 아래 도서중 2권씩을 랜덤으로 보내드립니다. 이미 가지고 계신 책이 있다면 덧글로 알려주세요.~ 게재를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 more

덧글

  • 2009/10/26 17:06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덧글 입력 영역